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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호황, 다른 답안: 하이닉스는 '숫자'를, 삼성전자는 '1월'을 내놨다

삼성전자가 영업이익 107조 원의 사상 최대 실적과 2027년 HBM 완판을 밝혔는데도 주가는 4% 넘게 내렸다. 하루 전 약 100조 원 규모 환원 계획을 낸 SK하이닉스는 올랐다. 시장이 가른 것은 업황이 아니라 주주환원을 '언제, 얼마나 구체적으로' 약속했느냐다

Mathew Rio기자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양산한 6세대 HBM 'HBM4'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양산한 6세대 HBM 'HBM4'

삼성전자가 영업이익 107조 원의 사상 최대 실적과 2027년 HBM 완판을 밝혔는데도 주가는 4% 넘게 내렸다. 하루 전 약 100조 원 규모 환원 계획을 낸 SK하이닉스는 올랐다. 시장이 가른 것은 업황이 아니라 주주환원을 '언제, 얼마나 구체적으로' 약속했느냐다

이 기사의 핵심 3줄

오늘 시장에서 벌어진 일

29일 코스피는 74.78포인트(1.24%) 내린 5,937.66에 마감해 하루 만에 6,000선을 내줬다. 장 초반 6,100선을 잠깐 넘었다가 오전 10시 전후 하락으로 돌아섰고, 장중 저점은 5,817.92였다. 삼성전자가 지수 약세를 주도했다. 삼성전자는 장 초반 오르다 실적 발표 이후 매물이 쏟아져 23만 2,000원(-4.13%)에 마감했다. 우선주는 18만 3,900원(-3.26%)이다. SK하이닉스는 전날 10.89% 오른 데 이어 2%대 올라 152만 원대에 마감했다(보도마다 종가가 소폭 다르다).

삼성전자의 실적과 업황 메시지는 오히려 우호적이었다. 3분기 매출은 195조 3,000억 원, 영업이익은 107조 4,000억 원이고 DS(반도체) 부문이 전사 영업이익의 약 99%를 차지했다. 컨퍼런스콜에서 회사는 2027년 HBM 공급이 "목표 수준의 가격"으로 협상이 끝나 솔드아웃됐고, 메모리 공급 부족이 2028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3분기 HBM4 매출은 전분기의 3배 넘게 늘어 HBM 매출의 60%를 차지했다. 증권가의 삼성전자 2027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560조 원대로 3개월 전보다 3.55% 올랐다. 시장이 업황이나 실적에 실망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같은 질문, 다른 답안

SK하이닉스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영업이익률)83조 3,338억 원(약 79.7%)107조 4,000억 원(55%)
3분기 배당주당 2만 원, 총 14조 원(실적 연동 1만 원 + Kioxia 특별배당 1만 원)주당 4,601원, 총 약 30조 원(정기배당 376원 + 추가분). 기준일 9월 30일, 지급 11월 27일
올해 총 환원약 100조 원(현금배당 30조 원 이상, 자사주 60조 원 이상, 임직원 보상 제외)90~110조 원
이미 결의·집행약 64조 원(8월 자사주 40조 원 완료 + 신규 소각 10조 원 + 3분기 배당 14조 원, 우리 계산)35조 원(구성은 공개되지 않음)
자사주8월 40조 원 취득 완료, 신규 20조 원 결의(10조 원 소각, 10조 원 임직원 보상)규모·시기 미정
남은 일정분기별 이사회에서 자사주 결정, 투자 수익이 생기면 특별배당2027년 1월 말 이사회에서 차기 정책과 함께 확정
순현금(3분기 말)98조 7,000억 원197조 6,000억 원
29일 주가2%대 상승, 152만 원대-4.13%, 23만 2,000원

삼성전자의 환원이 하이닉스보다 작거나 약해서 실망한 것은 아니다. 3분기 배당만 30조 원이고, 남은 55~75조 원도 현금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에 쓴다고 CFO가 밝혔다. 우선주 매입 비중을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한다고 했다. 달라진 것은 '구체성'과 '시점'이다. 하이닉스는 이미 결의한 규모와 기한이 있고, 삼성전자는 남은 몫의 배분을 석 달 뒤로 넘겼다.

시장이 실망한 것

보도들의 설명은 대체로 같은 방향이다. 토스증권 이영곤 리서치센터장은 수급 개선을 위한 즉각적이고 구체적인 자사주 매입 계획이 없어 실망 매물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신한투자증권 강진혁 연구원은 적극적 환원이 늦춰질 것이라는 우려로 200일 이동평균선 아래로 내려갔다고 봤다. 전날 9% 넘게 급등한 데 따른 차익실현도 겹쳤다. 순현금이 한 분기에 약 30조 원 늘어 197조 6,000억 원에 이르렀기 때문에 기대도 컸다. 이 기대 수준에 못 미쳤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번 하락은 펀더멘털 훼손보다 기대와 시점의 문제에 가깝다고 해석할 수 있다. 업황 메시지와 이익 전망이 유지되고 있고, 환원 재원은 쌓여 있으며, 집행안이 1월 말에 나온다는 점이 확정돼 있기 때문이다. 다만 그 사이 약 석 달의 '신호 공백'은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업황 메시지는 어떻게 다른가

두 회사 모두 가시성을 강조했지만 표현은 다르다. 삼성전자는 2027년 HBM의 가격 협상이 끝났다고 했고, 대형 고객 10곳과 장기공급계약을 마쳤으며 다른 10곳과 협상 중이라고 밝혔다. 2030년까지 생산능력의 60~70%를 장기계약으로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하이닉스는 핵심 고객 14곳과의 장기계약이 2027~2028년 생산능력의 50% 이상이고, 협의 중인 수요를 더하면 2029년까지 D램·HBM이 사실상 솔드아웃이라고 했다. 삼성전자는 2027년 가격까지, 하이닉스는 더 먼 기간의 물량 가시성에 무게를 둔 셈이다. 두 회사의 영업이익률 차이(55% 대 약 79.7%)는 삼성전자가 DX, 디스플레이, 파운드리 등 다른 사업을 안고 있는 영향이 커서 단순 비교는 조심해야 한다.

시장 일부의 의문: 1월 말과 증여세

환원 확정이 1월 말로 정해진 것을 이재용 회장의 증여세와 연결하는 시각도 있다. 한국경제TV는 '내년 1월말 최종 확정 왜?…이재용 증여세가 발목 잡나'라는 의문형 리포트를 냈다. 논리는 이렇다. 홍라희 명예관장의 삼성전자 11,158,000주 증여의 이전 예정일은 11월 12일이고, 증여세는 증여일 전후 2개월씩 4개월(9월 12일~1월 12일) 종가 평균으로 평가된다. 평균 주가가 1만 원 오르면 세액이 약 650억 원 늘어난다는 계산이다. 우리가 11,158,000주에 최대주주 할증 20%와 세율 50%를 적용해 검산하면 약 670억 원으로 비슷하다. 따라서 이 기간이 끝나기 전에 주가를 띄울 유인이 약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다만 이 의문을 뒷받침할 증거는 확인되지 않는다. 리포트도 익명의 증권가 해석을 인용하고 인과를 입증하지 못했으며, 회사가 이 의문에 직접 답한 내용은 확인되지 않는다. 회사 입장에서 반론의 여지도 없진 않다. 1월 결산 후 이사회 일정은 8월 21일 환원 발표에서 이미 정해졌다. 이재용 회장의 장외매수 예고(9월 9일)나 증여 계약(10월 12일)보다 앞선다. CFO는 잔여 재원을 "차기 주주환원 정책과 함께" 1월 말 이사회에서 확정하겠다고 했고, 기존 3개년 환원 정책이 올해 끝나는 점도 이 시점의 자연스러운 설명이 된다. 규모 감각도 필요하다. 하루 1만 원 낙폭은 약 80거래일 평균을 약 125원 움직여 세액 약 8억 원이다(우리 추정). 30조 원 규모의 3분기 배당을 결의한 회사의 행동과 의도적 주가 억제를 연결하기는 어렵다.

그래도 질문 자체는 짚을 만하다. 오너가 증여세 평가 기간의 평균 주가에 개인적 이해관계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환원 시점을 정하는 쪽이 이 이해충돌 소지를 투명하게 설명하면 의문은 줄어든다. 입증되지 않은 의도를 단정하거나, 1월 12일 이후를 주가 변곡점으로 예단하는 것은 모두 경계해야 한다.

이 판단을 점검할 신호

주목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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