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스토리·반도체

하이닉스가 보여준 '이번엔 다른' 세 가지: 사실상 완판, 장기계약, 100조 환원

SK하이닉스가 D램·HBM이 2029년까지 사실상 솔드아웃이라고 밝히고 올해 주주환원 약 100조 원 계획을 내놓자 코스피는 6.63% 급등해 6,000선을 되찾았다. 다만 '완판'에는 협의 중인 수요가 포함돼 있고, 특별배당은 반복되지 않는다

Mathew Rio기자
SK하이닉스의 D램 모듈과 HBM3E
SK하이닉스의 D램 모듈과 HBM3E

영업이익 83조 원으로 컨센서스를 약 8% 웃돈 SK하이닉스가 D램·HBM이 2029년까지 사실상 솔드아웃이라고 밝히고 올해 주주환원 약 100조 원 계획을 내놓자, 코스피는 6.63% 급등해 10거래일 만에 6,000선을 되찾았다. 다만 '완판'에는 협의 중인 수요가 포함돼 있고, 특별배당은 반복되지 않는다

이 기사의 핵심 3줄

숫자로 본 3분기

항목3분기전분기 대비전년 동기 대비참고
매출104조 6,155억 원+31.9%+327.9%컨센서스 98조 2,257억 원
영업이익83조 3,338억 원+37.6%+632.1%컨센서스 76조 9,640억 원
영업이익률약 79.7%2분기 약 76.3%3분기 약 46.6%컨센서스 예상 78.4%
당기순이익39조 7,756억 원-57.7%+215.7%

3분기 말 현금성 자산은 114조 5,000억 원, 차입금은 15조 8,000억 원으로 순현금이 98조 7,000억 원이다. 순이익이 전분기보다 줄어든 것은 2분기에 컸던 영업외이익 영향이다. 세전이익이 2분기에는 영업이익의 두 배였고 3분기에는 영업이익보다 작다(영업외손익 변화와 영업이익률, 컨센서스 대비 차이는 공시 수치로 계산한 값이며, 영업외 변동의 원인은 이번에 확인하지 못했다.)

컨퍼런스콜 핵심: '2029년 완판'은 무슨 뜻인가

회사는 장기공급계약(LTA)을 반영하면 2029년까지 D램과 HBM이 "사실상 모두 솔드아웃"이라고 설명했다. 근거는 두 층이다. 확정된 LTA는 주요 클라우드 기업을 포함한 14개 핵심 고객과 맺은 계약으로, 2027~2028년 전체 생산능력의 50%를 넘는다. 여기에 고객이 구체적 구매 계획을 갖고 협의 중인 물량을 더해 2029년까지 채워진다고 본다. 수요가 공급 가능 물량의 2배를 넘는다는 설명도 나온 것으로 보도됐다.

따라서 "3년 치 전량이 계약으로 확정됐다"는 뜻은 아니다. 가격도 고정된 것이 아니다. 보도에 따르면 LTA의 가격은 합의된 범위 안에서 시장 상황을 반영하도록 설계돼 있다. 그래도 의미는 크다. 과거 사이클에서는 업황이 꺾이면 고객이 단기계약을 줄여 가격이 무너졌지만, 이번에는 생산능력의 절반 이상이 다년 계약에 묶여 있다. 앞선 기사에서 한국 기업에는 '분담 체제가 확대되는 중'이라고 썼는데, SK하이닉스는 그 근거를 처음으로 구체적 수치(고객 14곳, 50% 이상)로 내놨다.

제품 측면에서는 다음과 같다.

항목컨퍼런스콜 설명
HBM43분기 본격 양산, 수율이 목표를 웃돎. 4분기에 출하량·매출 비중 모두 HBM3E를 넘어설 전망. 주요 고객용 맞춤형 HBM 준비 중
D램3분기 비트 출하량 약 +10%, 서버용 DDR5 출하량 +40% 넘게 증가, 평균판매가격 20%대 후반 상승. 4분기 출하량은 20%대 중반 증가 전망
낸드평균판매가격 20%대 중반 상승(321단 eSSD 확대)
2027년 수요D램 20%대 중반, 낸드 10%대 후반 증가 전망
설비투자2027년 설비투자는 올해보다 크게 늘 전망(용인 첫 팹 가동 포함). 구체 금액은 제시하지 않았고, 신규 팹은 시장 수요와 고객 재무 상황을 보며 탄력적으로 가동
공급메모리 공급 부족이 2030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

경영진은 'AI 피크' 우려에 대해 고객 클라우드 매출과 수주잔고가 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는 회사의 설명이다. 수요가 공급의 두 배라는 평가가 맞더라도, 이번 급락의 원인이던 'AI 투자 수익성 의구심'이 해소됐다는 뜻은 아니다.

주주환원, 구체화된 내용

항목내용성격
올해 총 환원약 100조 원(현금배당 30조 원 이상, 자사주 취득·소각 60조 원 이상). 임직원 보상용 제외예상치
8월 자사주 40조 원이달 취득 완료, 조만간 소각완료
3분기 배당주당 2만 원(실적 연동 1만 원 + Kioxia 특별배당 1만 원), 총 14조 원결의
신규 자사주 20조 원주주환원 목적 약 10조 원(전량 소각), 임직원 보상 약 10조 원결의
이후분기별 이사회에서 자사주 규모를 정해 취득 지속. 대규모 투자 수익이 생기면 특별배당 실시. Kioxia 수익은 3분기와 결산배당으로 나눠 환원향후 결정
Solidigm IPO중단(현 시장 환경에서 외부 자금 조달 이점이 적다고 판단)

이미 결의된 몫은 8월 자사주 40조 원, 신규 소각분 10조 원, 3분기 배당 14조 원을 합쳐 약 64조 원이다. 100조 원까지 남은 약 36조 원은 결산배당과 앞으로의 분기별 자사주 결의로 채워진다. 이는 공시 수치로 계산한 값이다. 배당 기준일과 지급 시기는 확인하지 못했다.

질적으로는 이렇게 봐야 한다. 특별배당은 Kioxia 투자 수익에서 나오는 일회성이다. 회사도 "대규모 투자 수익이 생기면 특별배당"이라는 방침을 밝혀, 특별배당을 상시 정책이 아닌 수익 연동 이벤트로 정리했다. 지속되는 환원은 FCF의 50% 이상이라는 기존 약속과 분기별 자사주다. 임직원 보상용 약 10조 원은 소각하지 않으며 100조 원에서 빠져 있다. 반면 순현금 98조 7,000억 원은 하강 국면에서도 환원을 이어갈 체력이 된다는 근거다.

시장 반응

정규장 마감 결과는 컸다. 코스피는 374.10포인트(6.63%) 오른 6,012.44에 마감해 종가 기준 10거래일 만에 6,000선을 되찾았다. 전날 3.09% 오른 데 이은 이틀 연속 상승이고, 장중 9시 54분에는 이틀 연속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SK하이닉스는 10.89% 오른 148만 7,000원, 삼성전자는 9.01% 오른 24만 2,000원에 마감했다. 16일 종가(각각 127만 2,000원, 21만 5,500원)와 비교하면 SK하이닉스는 약 17%, 삼성전자는 약 12% 높다. 코스닥은 3.69% 오른 771.28이다.

수급은 외국인이 8,200억 원 안팎(보도마다 8,158억~8,228억 원), 기관이 약 9,600억 원 순매수했고 개인은 1조 8,016억 원 순매도했다. 거래대금은 19조 8,368억 원이었다. 상승 배경으로는 SK하이닉스의 실적·환원 외에 전날 나스닥이 1.18% 오른 것(앤스로픽과 브로드컴의 AI 반도체 협력 기대), 29일로 예정된 삼성전자 3분기 실적 발표 기대가 꼽혔다. 배당 기대로 삼성전자우와 SK스퀘어, 삼성생명, 삼성물산 등도 올랐다.

우리의 해석

세 가지가 한꺼번에 확인된 날이다. 첫째, 이익 전망이 유지되거나 상향되는데 주가가 먼저 크게 빠졌다는 최근의 구도를 실적이 뒷받침했다. 둘째, 장기계약 비중, 수요 대비 공급, 그리고 2029년까지의 가시성이 수치로 나왔다. 셋째, 환원 정책이 숫자로 확정됐다. 앞선 기사에서 제시한 세 가지 구조적 차이(HBM, 부담을 나누는 장기계약, 주주환원)에 모두 새 근거가 생겼다.

다만 하루의 급등이 논지의 확정은 아니다. 코스피는 이날 6.63% 올랐어도 10월 8일 종가(6,625.93)보다 약 9% 낮고, 개인이 1조 8,016억 원을 순매도한 것은 반등 구간의 차익 실현 매물이 만만치 않다는 신호로 읽힌다. 이틀 연속 사이드카가 보여주듯 변동성도 여전히 크다. '완판'에는 협의 중 수요가 들어 있고, 가격은 시장을 반영한다. 이는 호황기에는 유리하고 하강기에는 일부 부담이 되는 구조다. 이번 하락의 핵심 원인이 AI 투자 수익성이라는 점도 그대로다. 이번 컨퍼런스콜은 회사 입장이므로, 고객사 투자 계획과 2027년 HBM 가격 협상 결과로 확인해야 한다.

주목할 것

공유X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