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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도 못 살린 주가, 빅뱅이 살릴 수 있을까

BTS가 돌아왔는데 하이브 주가는 고점 대비 42% 빠졌다.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동안 K팝 주식은 혼자 울었다. 그러나 4대 기획사 합산 영업이익 1조 원 시대가 열린다.

BTS도 못 살린 주가, 빅뱅이 살릴 수 있을까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동안, K팝 주식은 혼자 울고 있었다

이 기사의 핵심 3줄

- 코스피가 8,000을 돌파하는 동안 하이브 주가는 고점 대비 42% 빠졌다. BTS가 돌아왔는데도 주가는 꿈쩍하지 않았다. - 이유는 하나다. 지금 시장은 반도체만 본다. '없으면 안 되는 산업'과 '있으면 좋은 산업' 사이의 냉혹한 서열이 생겼다. - 그러나 4대 기획사 합산 영업이익이 사상 최초 1조 원에 근접하고, BTS·빅뱅이 동시에 무대에 선다. 숫자는 이미 반등을 가리키고 있다.

주식시장에는 가끔 이런 역설이 있다. 기업은 돈을 잘 버는데, 주가는 내려가는 것이다. 2026년 한국 엔터테인먼트 4사가 정확히 그 상황에 처해 있다. BTS가 6년 만에 완전체로 돌아왔다. 빅뱅이 20주년 기념 월드투어를 발표했다. 한국 예능 포맷 수출액은 사상 처음으로 1억 달러를 돌파했다. 4대 기획사 합산 영업이익은 연간 1조 원에 근접할 전망이다.

그런데 하이브 주가는 올해 고점 대비 42% 빠진 채 표류하고 있다. SM, JYP, YG도 코스피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동안 나홀로 뒷걸음질을 쳤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방탄소년단이 돌아왔는데 왜 주가는 안 오르냐"는 탄식이 나오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AI가 만든 서열

이 역설을 이해하려면 지금 증시가 무엇을 원하는지부터 알아야 한다. 답은 단순하다. 반도체다. AI 인프라 투자가 폭증하면서 HBM과 AI 칩은 '없으면 AI를 만들 수 없는 소재'가 됐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없어서는 안 될 산업의 핵심 기업으로 재평가됐고, 시장의 자금은 그쪽으로 블랙홀처럼 빨려 들어갔다. KRX 콘텐츠 지수는 이달 들어 유일하게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테마 지수가 됐다.

엔터 기업들이 AI 플랫폼 도입을 앞다퉈 발표하고 있지만 시장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위버스가 AI 큐레이션을 도입하든, SM이 AI 아바타를 만들든, 그것은 '있으면 좋은' 기능이지 '없으면 안 되는' 인프라가 아니다. 반도체와 엔터의 간극은 기술의 간극이 아니라 필수재와 선택재의 간극이다.

저평가의 해부

그렇다면 엔터주는 단순히 시장의 외면을 받은 것인가. 그것만도 아니다. 내부적 상처도 있었다. 2025년은 엔터 업계에 수난의 해였다. 주요 아티스트 공백, 앨범 판매량 감소, 마케팅 비용 급증이 겹치면서 하이브와 YG가 어닝쇼크를 냈다. 뉴진스 분쟁이 하이브 브랜드에 흠집을 냈고, SM은 대형 투어를 이끌 아티스트가 부재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증권사들은 줄줄이 목표주가를 낮췄다.

JYP는 "영업이익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저평가 상태라는 진단을 받고 있다. 하나증권은 JYP의 현재 주가를 두고 "올해 사상 최고 실적을 낼 회사의 주가가 아니다"라고 했다. 실적과 주가의 괴리가 이미 상당하다는 뜻이다.

반등의 세 축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엔터주를 다시 봐야 하는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는 BTS다. 4월 고양 스타디움을 시작으로 전 세계 34개 도시 79회 공연의 월드투어가 진행 중이다. 350~400만 명의 관객 동원이 전망되며, 이는 K팝 아티스트 역대 최다 기록 경신이 유력한 수치다. 삼성증권은 올해 하이브의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677% 폭증한 4,807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BTS 한 팀이 JYP와 YG의 합산 매출에 맞먹는 수익을 만들어내는 구조다. 공연 수익에 머천다이즈, 콘텐츠, 위버스 플랫폼 매출까지 레버리지 효과가 붙는다.

둘째는 빅뱅이다. YG엔터테인먼트는 'YG 플랜 2026'을 통해 빅뱅의 20주년 기념 글로벌 투어를 공식화했다. 지드래곤, 태양, 대성 3인조 체제로 재편된 빅뱅의 귀환은 아시아를 넘어 북미·유럽 시장까지 들썩이게 하는 모멘텀으로 평가된다. BTS와 빅뱅이 동시에 무대에 서는 해는 K팝 역사에 전례가 없다.

셋째는 중국이다. 한한령(한류 금지령) 해제 기대감이 올해 들어 다시 고조되고 있다. 내년 2월 중국에서 열리는 드림콘서트 2026이 현지 방송사를 통해 TV 중계될 예정이며, 중국 사업자와의 공동 기획이라는 점이 과거의 일회성 호재와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시장이 열린다면 엔터 4사의 실적 구조가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시장이 아직 모르는 것

엔터 산업에는 반도체에는 없는 특성이 하나 있다. 팬덤이다. 팬덤은 경기를 타지 않고, 국경을 넘으며, 플랫폼을 통해 디지털 수익으로 전환된다. 예능 포맷 수출 1억 달러 돌파, 중남미와 중동으로의 한류 확산, K팝 아이돌을 소재로 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의 CGV 재개봉—이것들은 숫자로 쉽게 포착되지 않는 K컬처 생태계의 깊이다.

시장은 지금 반도체를 보느라 엔터를 못 보고 있다. 그러나 4대 기획사 합산 영업이익 1조 원 시대, BTS와 빅뱅의 동시 귀환, 한한령 해제라는 세 개의 카드가 동시에 펼쳐지는 해에 엔터주를 계속 외면하는 것은 다른 의미의 리스크일 수 있다. 반도체가 '없으면 안 되는' 산업이라면, 엔터는 '있으면 세상이 달라지는' 산업이다. 그리고 그 세상이 지금, 다시 열리고 있다.

주목할 것: 하이브 BTS 월드투어 2분기 실적 반영 시점(7월 실적 발표)과 YG 빅뱅 투어 흥행 여부. 그리고 중국 드림콘서트 2026의 구체적 규모 발표.

구분 | 하이브 | SM | JYP | YG

핵심 모멘텀 | BTS 월드투어 (79회) | 고연차 MD 성장 | 사상 최대 영업이익 전망 | 빅뱅 20주년 투어

리스크 | 고점 대비 42% 하락·멀티플 부담 | 대형 투어 아티스트 부재 | IP 서구권 확장 지연 | 지드래곤 이탈 변수

2026 영업이익 전망 | 4,785억~4,807억원 (+677%) | 367억원 (1Q 기준) | 사상 최대 | 185억원 (1Q) → 하반기 급증

공통 기대 요인 | 한한령 해제·중국 시장 재개 |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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