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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실적 충격에도 주가 저평가…지금 사야 할까?

SK하이닉스 주가가 맥을 못 추고 있다. 2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컨센서스)를 밑돌면서 투자자들의 실망 매물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이 있다. 주가가 이미 충분히 빠진 탓에, 미래 이익 기준으로는 오히려 '저평가' 상태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Mathew Rio기자
SK하이닉스, 실적 충격에도 주가 저평가…지금 사야 할까?

SK하이닉스 주가가 맥을 못 추고 있다. 2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컨센서스)를 밑돌면서 투자자들의 실망 매물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이 있다. 주가가 이미 충분히 빠진 탓에, 미래 이익 기준으로는 오히려 '저평가' 상태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호실적과 저평가라는 두 신호가 엇갈리는 지금, SK하이닉스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지 차근차근 짚어본다.

2분기 실적, 왜 실망스러웠나

SK하이닉스는 2025년 2분기에도 수조 원대 영업이익을 올렸다. 숫자 자체는 결코 나쁘지 않다. 문제는 '기대치'였다. 증권사들이 사전에 예측한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에 비해 실제 영업이익이 못 미쳤다. 주식 시장에서는 절대적인 이익 규모보다 '기대 대비 달성률'이 주가를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 100점을 예상했는데 90점을 받으면, 90점도 잘한 것이지만 시장은 실망한다. 바로 이 메커니즘이 이번 주가 하락의 핵심 원인이다.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가 여전히 강하고, 인공지능(AI) 서버용 반도체 시장은 호황인데 왜 이익이 기대에 못 미쳤을까. 업계에서는 환율 변동, 일부 제품군의 가격 조정, 그리고 수율(정상 제품 비율) 개선에 투입된 비용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본다.

LTA 계약이란 무엇인가

이번 콘퍼런스콜(기업이 투자자·애널리스트에게 실적을 설명하는 전화 회의)에서 SK하이닉스가 강조한 것 중 하나가 바로 'LTA(Long-Term Agreement·장기 공급 계약)'다.

LTA는 고객사와 5년 안팎의 장기간에 걸쳐 반도체를 공급하기로 약속하는 계약이다. 단순한 구두 약속이 아니다. SK하이닉스 측은 "계약 이행력 장치가 포함돼 있다"고 밝혔는데, 이는 계약을 어기면 위약금이나 물량 보상 등 구체적인 패널티가 따른다는 의미다.

왜 이게 중요할까. 반도체 시장은 '호황과 불황'이 극단적으로 반복되는 사이클 산업이다. 불황기에 고객이 주문을 갑자기 줄여버리면 공급업체는 치명타를 입는다. LTA는 이런 리스크를 줄이는 '안전망' 역할을 한다. 장기 계약으로 매출 예측 가능성이 높아지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기업 가치를 더 안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선행 PER 기준 저평가, 무슨 뜻인가

주가 수준을 판단할 때 가장 널리 쓰이는 지표가 PER(주가수익비율)이다. 주가를 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이 숫자가 낮을수록 '이익 대비 주가가 싸다'는 의미다. 특히 '선행 PER'은 과거 실적이 아니라 향후 12개월 예상 이익을 기준으로 계산한다.

현재 SK하이닉스의 선행 PER은 역사적 평균을 크게 밑도는 수준으로 내려왔다. 쉽게 말해, 앞으로 이 회사가 벌어들일 돈에 비해 지금 주가가 지나치게 낮다는 뜻이다. 비슷한 상황은 과거에도 있었다. 2022년 반도체 대불황기에 SK하이닉스 주가가 급락했을 때도 선행 PER은 바닥을 쳤고, 이후 HBM 수요 폭발과 함께 주가는 2배 이상 반등했다.

물론 저평가가 곧 반등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저평가 상태가 오래 지속되거나, 이익 전망치 자체가 하향 조정되면 PER이 다시 올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주가 하락의 진짜 배경은

주가 하락을 단순히 '실적 실망'으로만 보기엔 복잡한 배경이 있다.

첫째, 미국의 대중(對中) 반도체 수출 규제 이슈가 여전히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주요 고객인 엔비디아 등이 중국 수출에 제약을 받으면, 궁극적으로 HBM 주문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둘째, 삼성전자의 HBM 경쟁력 회복 가능성이다. 그동안 SK하이닉스가 HBM 시장을 사실상 독점했지만, 삼성이 기술 격차를 줄이면 점유율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다.

셋째,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다. AI 투자 버블 논란과 함께 빅테크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투자가 과잉 아니냐는 시각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는 HBM 수요 성장 속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래서, 지금 어떻게 봐야 하나

SK하이닉스를 둘러싼 상황은 단순하지 않다. 한쪽에는 '2분기 실적 실망'와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있고, 다른 한쪽에는 '선행 PER 저평가'와 LTA를 통한 안정적 수요 기반이 있다.

역사적으로 반도체 주식은 '공포 속의 기회'가 반복돼 왔다. 실적이 나쁘다는 뉴스가 쏟아질 때 주가가 바닥을 치고, 이익 전망이 상향될 때 급반등하는 패턴이다. 지금은 그 두 구간 사이 어딘가에 위치해 있다.

결국 핵심 질문은 하나다. AI 수요가 장기적으로 지속될 것이냐. SK하이닉스의 LTA 계약과 HBM 독주 체제가 이 질문에 긍정적 답을 내놓고 있지만, 실적이 시장 기대를 충족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진다면 주가 회복의 동력도 그만큼 늦춰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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