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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재팬, SMAP 프로듀서 영입…K팝의 일본 공략 새 국면

하이브재팬이 일본 대중음악사의 전설적 그룹 SMAP(스맙)을 키운 이이지마 미치(飯島三智) 총괄 프로듀서를 공식 영입했다. 2026년 7월 7일 공개된 이번 인사는 K팝 산업의 일본 현지화 전략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업계는 받아들이고 있다.

Odin Park기자
하이브재팬, SMAP 프로듀서 영입…K팝의 일본 공략 새 국면

하이브재팬이 일본 대중음악사의 전설적 그룹 SMAP(스맙)을 키운 이이지마 미치(飯島三智) 총괄 프로듀서를 공식 영입했다. 2026년 7월 7일 공개된 이번 인사는 K팝 산업의 일본 현지화 전략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업계는 받아들이고 있다.

이이지마 미치는 1980~90년대 일본 연예계를 평정한 SMAP의 성공을 설계한 인물로, 단순한 아이돌 매니지먼트를 넘어 국민 그룹 반열에 올리는 과정을 진두지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자니스 사무소 재직 당시 멤버 개개인의 방송, 드라마, CM(광고) 출연을 전략적으로 배치해 음악 그룹을 종합 엔터테인먼트 플레이어로 확장하는 방식을 구축했다. SMAP은 최전성기이던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에 걸쳐 매년 수백억 엔 규모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창출했으며, 일본 대중문화 산업 구조 자체를 바꾼 그룹으로 기록된다.

하이브가 이이지마를 선택한 배경에는 일본 시장의 구조적 특수성이 자리한다. 일본 음악 시장은 세계 2위 규모를 유지하면서도 국내 아티스트 중심의 소비 구조가 공고하다. 일본레코드협회(RIAJ) 통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일본 음악 시장에서 국내 아티스트의 점유율은 전체 음반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했다. K팝이 전 세계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는 가운데서도 일본 내수 시장은 여전히 현지 문화 코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하이브는 방탄소년단(BTS)과 세븐틴, 르세라핌 등 강력한 IP를 앞세워 일본에서도 상당한 팬덤을 확보했지만, 그 성과는 K팝 팬덤 내부의 충성도에 기반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즉, 일본 대중 전체를 아우르는 '국민 아티스트'를 배출하는 데는 아직 구조적 한계가 존재한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이이지마의 영입은 이 한계를 돌파하기 위한 포석으로 읽힌다.

엔터테인먼트 전문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영입의 의미를 크게 두 가지로 분석한다. 첫째, 자니스 계열의 매니지먼트 방법론과 K팝의 체계적 트레이닝 시스템이 결합하면 일본 시장에 최적화된 새로운 아이돌 모델이 탄생할 가능성이 있다. 둘째, 이이지마가 보유한 일본 방송·광고·미디어 네트워크는 하이브 소속 아티스트들이 일본 주류 미디어에 침투하는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비교 사례로는 SM엔터테인먼트의 일본 법인 운영 방식이 자주 거론된다. SM은 2000년대 초반부터 현지 파트너사와의 협업을 통해 보아(BoA)를 오리콘 차트 1위에 올리는 데 성공했으나, 이후 J팝 시장의 주류 문화권에 안착하는 데는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이브재팬이 이이지마를 전면에 내세운 것은 이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다만 우려의 시각도 존재한다. 이이지마가 주도했던 자니스식 매니지먼트 모델은 연예인의 사생활과 자율성을 엄격히 통제하는 방식으로, 이는 아티스트 주체성을 강조하는 하이브의 공식적 기업 철학과 충돌할 소지가 있다. 또한 자니스 사무소가 2023~2024년 성범죄 피해 사건 파문으로 일본 사회에서 이미지가 크게 실추된 가운데, 그 핵심 인물 출신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이 오히려 브랜드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이브재팬은 현지 법인 설립 이후 일본 자체 오디션과 현지 트레이니 육성에 꾸준히 투자해왔다. 이이지마 체제가 안착하면 일본인 멤버 중심의 신규 그룹 데뷔 프로젝트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K팝 레이블들이 현지 국적 멤버를 적극 기용해 시장 장벽을 낮추는 '현지화 2.0' 전략의 일환이다.

결국 이번 영입의 성패는 이이지마 개인의 역량이나 네트워크보다, 하이브가 K팝의 글로벌 시스템과 일본 로컬 문화 사이에서 얼마나 정교한 균형을 찾아낼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일본 대중이 '한국 회사가 만든 일본 아이돌'을 자국 문화로 받아들일 수 있느냐는 물음은 단순한 비즈니스 전략의 문제를 넘어, 문화 정체성과 산업 구조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답해야 할 질문이다. 하이브재팬의 실험은 K팝 산업 전체가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일종의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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