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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하인드더씬] 오징어 게임: 이가 6개 빠진 감독, 10여 년 만에 세계를 뒤집다

직원 2명 제작사의 200억 원짜리 시리즈, 술자리 부탁과 3일짜리 오디션으로 완성된 캐스팅

Odin Park기자
오징어 게임.
오징어 게임.

편집자주: [비하인드더씬]은 K드라마 흥행작의 촬영장 안팎, 제작 과정과 산업 이야기를 파헤치는 코너입니다. 첫 번째 작품은 '오징어 게임'입니다.

황동혁 감독은 '오징어 게임'을 만드는 동안 스트레스로 치아가 6개 빠졌다. 2008년 구상한 이야기는 투자자와 배우 모두에게 거절당했고, 10여 년이 지나서야 세상에 나왔다. 그리고 2021년 9월 공개 28일 만에 1억 4,000만 가구 이상이 시청하며 넷플릭스 역대 최고 흥행작이 됐다. 이 기록의 뒷면에는 로또 당첨금에서 따온 숫자 456, 숙소 벽에 숨긴 게임 규칙, 화면에 노출된 통장으로 들어온 456원 같은 소박한 계산과 우연이 있었다.

10년의 거절, 그리고 이가 6개 빠진 밤

황동혁 감독이 '오징어 게임'을 구상한 것은 2008년이다. 감독은 이 작품이 "이상하고 현실성이 떨어지는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고, 투자자와 배우 모두 거절했다고 말했다. 길을 연 것은 넷플릭스였다. 형식, 수위, 길이에 제한이 없었다며 감독은 “'오징어 게임'은 오직 넷플릭스에서만 할 수 있는 작품이었습니다”라고 말했다. 넷플릭스는 처음 이 시리즈를 '라운드 식스'로 불렀으나, 감독이 '오징어 게임'을 밀어붙였다고 한다.

제작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감독은 인터뷰에서 매일 밤 대본 작업에 시달렸고, 아이들 게임에 목숨을 거는 이야기가 비웃음당할까 두려웠다고 털어놓았다.

456의 비밀, 출발점은 로또

2008년 첫 대본에서 참가자는 1,000명, 상금은 100억 원이었다. 10년 뒤 100억 원은 큰돈처럼 느껴지지 않아 상금을 올리기로 했고, 기준으로 삼은 것이 로또 역대 최고 당첨액인 400억 원대였다. 감독은 400억 원대로 책정한 뒤 "가장 기억하기 좋은, 중간에 있는 쉬운 번호인 456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숫자에 거창한 암호는 없었고, 외우기 쉬운 숫자를 골랐다는 설명이다.

실뜨기는 탈락했고, 벽에는 정답이 있었다

게임 선정에도 계산이 있었다. 감독은 대량학살을 보여주기에 가장 기이하고 아름다운 그림이 나오는 게임으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첫 번째로 골랐다. 딱지치기 대신 실뜨기도 검토했지만 규칙을 이해하기 어려울 것 같아 뺐다.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규칙이 단순한 게임을 택했다.

참가자 숙소 벽에는 게임 규칙이 모두 그려져 있었다. 감독은 "게임의 비밀을 숨겨놓고 싶었다"고 말했다. 경쟁자들은 서로만 쳐다보느라 벽을 보지 않고, 대부분 탈락해 공간이 비었을 때 비로소 그림이 눈에 들어오도록 설계했다는 설명이다.

200억 원과 직원 2명, 통장에 들어온 456원

시즌1 제작비는 약 200억 원으로 알려졌다. 제작사는 직원이 2명인 비상장 중소기업이었다. 넷플릭스는 제작비의 약 120%를 흥행과 상관없이 선지급했지만, 지식재산권(IP)은 전부 가져갔다. 공개 직전 3주 사이 넷플릭스 시가총액이 약 28조 원 늘었다는 분석도 나왔지만, 이 증가분에는 여러 요인이 섞여 있어 정확한 산출은 어렵다.

제작진의 부주의가 낳은 해프닝도 있다. 극 중 노출된 전화번호는 "없는 번호라고 해서 썼는데" 실제 번호였고, 화면에 나온 통장번호는 제작진의 것이어서 계좌로 456원씩 입금되는 일이 벌어졌다. 제작진은 계좌를 정리하기로 했다. 달고나도 예상 밖이었다. 감독은 농담처럼 달고나가 비싸게 팔릴지 모른다고 했는데, 이베이 등에서 실제로 달고나 키트가 팔렸다.

술자리의 부탁, 3일의 오디션

공유는 평소 가까운 사이라 개인적인 자리에서 부탁하자 바로 "오케이"를 받았다. 이병헌은 영화 '남한산성' 이후 계속 연락하던 사이였고, 술자리에서 기분 좋을 때 슬쩍 물었더니 승낙했다고 감독은 말했다. 감독은 이정재를 주인공 성기훈에 캐스팅하면서 그의 카리스마 있는 이미지를 부수려 했다고 한다.

신인 정호연은 첫 연기에 도전했다. 해외에서 대본을 받고 약 3일 동안 대본에만 매달려 오디션 영상을 찍어 보냈고, 합격 소식은 소속사 대표의 "축하해 새벽아"라는 전화로 들었다. 이정재는 리딩 뒤 저녁 자리에서 "우리는 동료야!"라고 격려했다. 이후 그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약 40만 명에서 960만 명으로 늘었다.

빨간 머리, 그리고 그 뒤

결말의 빨간 머리는 감독이 직관적으로 떠올린 장면이다. "기훈이 할 수 있는 가장 미친 짓은 뭘까"를 고민하다 골랐고, 기훈의 분노가 담겼다고 설명했다. 기훈은 쌍용자동차 해고자를 참고한 인물이다. 시즌2를 묻는 질문에는 "죄송하지만 일단 노코멘트 하겠습니다"라고 답했지만, 시리즈는 2024년 12월 시즌2, 2025년 6월 시즌3으로 이어졌다. 시즌3은 공개 3일 만에 6,010만 회 시청을 기록하며 넷플릭스 집계 93개국에서 1위에 올랐다. 흥행의 크기와 별개로 제작사가 파생 수익을 나누기 어렵다는 불만은 여전히 반복된다.

한줄평

숫자 하나, 벽 하나, 계좌 하나까지 이유가 있었지만, 가장 큰 변수는 늘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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