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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투자증권 "VLGC 희망봉 우회, 구조적 변화…발주 강세 지속"

IBK투자증권이 6일 발표한 조선·운송 업종 분석 보고서에서 초대형 LPG운반선(VLGC)의 희망봉 우회 항로 전환을 일시적 현상이 아닌 구조적 변화의 신호로 진단하고, VLGC 신규 발주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IBK투자증권 "VLGC 희망봉 우회, 구조적 변화…발주 강세 지속"

IBK투자증권이 6일 발표한 조선·운송 업종 분석 보고서에서 초대형 LPG운반선(VLGC)의 희망봉 우회 항로 전환을 일시적 현상이 아닌 구조적 변화의 신호로 진단하고, VLGC 신규 발주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9월 넷째 주 기준 VLGC 스팟 운임은 하루 18만7,923달러를 기록했다. 5월 고점 대비 0.8% 오르는 데 그쳤지만, 같은 기간 1년 기간 용선료는 하루 10만9,811달러로 5월 대비 51.8% 급등했다. 스팟 운임과 용선료 사이의 이 같은 괴리는 주목할 만하다. 선사들이 단순히 현재의 높은 운임을 누리는 데 그치지 않고, 고운임 환경이 중장기적으로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 아래 선제적으로 선박을 장기 확보에 나서고 있음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IBK투자증권은 이번 운임 급등의 직접적 원인을 두 가지로 분석했다. 첫째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중동산 LPG 수급 차질로, 아시아 지역 수요가 미국산 LPG로 집중된 것이다. 둘째는 하반기 슈퍼 엘니뇨 발생 우려에 따른 파나마 운하 통행량 감소 전망이다. 두 요인 모두 영구적이지 않다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단순한 일시적 왜곡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IBK투자증권의 분석은 다른 방향을 가리킨다. 보고서는 전쟁과 엘니뇨라는 외부 충격이 걷힌 이후에도 LPG 해운 시장이 구조적 선복 부족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아시아 사이의 LPG 물동량 증가는 전쟁과 무관하게 이미 진행 중인 추세다. 미국은 현재 세계 최대 LPG 수출국이며, 수출 터미널 증설이 지속되면서 향후 수출 증가율도 주요국 중 가장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수요 측면에서는 아시아가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아시아의 LPG 수입량 규모와 증가폭은 나머지 전 세계를 합한 것보다도 크다. 이에 따라 미국발 LPG의 아시아행 물동량 증가, 즉 장거리 항로 확대는 전쟁이 끝난 뒤에도 지속될 구조적 흐름이라는 것이 IBK투자증권의 판단이다.

파나마 운하 경쟁 심화도 핵심 변수다. 파나마 운하 신갑문의 정상 처리 용량은 월 300척 초중반 수준에서 고정되어 있다. 반면 미국의 가스 수출 확대와 네오파나막스급 컨테이너선 선대 증가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가스선이 활용할 수 있는 슬롯은 점진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가툰호 수위 저하에 따른 가용 슬롯 감소가 추가로 겹칠 경우 파나마 운하 병목은 더욱 심해질 수 있다. 이는 VLGC들이 파나마 운하 대신 희망봉 우회 항로를 선택하는 빈도가 앞으로도 높아질 것임을 의미한다.

선복 수급 불균형 수치가 이 같은 우려를 뒷받침한다. 현재 수주잔고를 기준으로 2028년 VLGC 선복량은 2025년 대비 32.0% 늘어나는 데 그친다. 반면 LPG 해상 물동량(톤마일 기준)은 같은 기간 35.7%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선복량과 물동량의 증가율 격차가 3.7%포인트에 달한다. 2025년 기준 선복량은 3,440만 톤, 톤마일은 8,171억 톤마일로 추정되는데, 2028년에는 각각 4,540만 톤, 1조1,091억 톤마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격차는 현재의 용선료 급등 현상이 단순한 수요 과열이 아니라 구조적 공급 부족을 반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보고서는 특히 1년 용선료가 2023~2024년 가툰호 가뭄 시기 수준을 이미 넘어섰다는 점을 근거로, VLGC 선복 부족의 심각성이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진단했다.

다만 이 같은 강세론에는 반론의 여지도 있다. 호르무즈 해협 긴장이 완화되거나 엘니뇨 강도가 예상보다 약해질 경우 스팟 운임은 빠르게 되돌림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신조 VLGC 발주가 급증할 경우 2030년 이후 공급 과잉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실제로 조선 업황이 활황일수록 선박 가격이 오르고 발주 비용이 커지는 만큼, 선사들의 투자 회수 기간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도 투자자들이 유의해야 할 리스크다.

그럼에도 IBK투자증권이 이번 보고서에서 주목한 핵심은 분명하다. 현재의 LPG 해운 시장 강세는 일시적 외부 충격만으로 설명되지 않으며, 미국과 아시아 간 물동량 구조 변화와 파나마 운하 슬롯 경쟁 심화라는 장기 추세가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이는 국내 VLGC 조선 수주 잔고를 보유한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국내 대형 조선사들의 수주 모멘텀에도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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