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 강자 HD한국조선해양, 중동 수주로 연간 목표 70% 육박
HD한국조선해양이 중동 선사로부터 PC선(석유화학제품 운반선) 6척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올해 수주 목표의 68.8%를 달성한 시점은 7월 초로, 연간 목표를 조기에 초과 달성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LNG(액화천연가스) 프로젝트 확대와 노후선 교체 수요가 맞물리면서 한국 조선업계가 최소 2032년까지 지속되는 장기 호황 사이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글로벌 LNG(액화천연가스) 프로젝트 확대와 노후선 교체 수요가 맞물리면서 한국 조선업계가 최소 2032년까지 지속되는 장기 호황 사이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DS투자증권이 2026년 7월 9일 발표한 조선 섹터 리포트에 따르면, 현재 건설 중인 LNG 터미널과 2026~2027년 최종투자결정(FID)이 기대되는 프로젝트 물량을 합산할 경우 2032년까지 연평균 90척 이상의 LNG선 신조 수요가 발생할 전망이다.
■ 수요의 두 엔진: 신규 프로젝트 + 노후선 교체
이번 호황의 구조적 특이점은 수요가 단일 요인이 아닌 복합 요인에서 비롯된다는 점이다. 첫째, 글로벌 LNG 프로젝트 파이프라인의 급팽창이다. 리포트에 따르면 미국 Coastal Bend LNG(연간 22.5 MTPA), Monkey Island LNG(15.6 MTPA), 모잠비크 Rovuma LNG(18 MTPA), 캐나다 LNG Canada Phase 2(14 MTPA) 등 굵직한 프로젝트들이 2030~2032년 가동을 목표로 FEED(기본설계) 단계를 밟고 있다. 이들 프로젝트가 필요로 하는 선박 수를 합산하면 수백 척에 달한다.
둘째는 노후 선박 교체 수요다. 선령 20년 이상의 스팀 터빈(Steam Turbine) 방식 LNG선이 현재 약 120척에 달하며, 이들은 연료 효율이 낮아 순차적 폐선이 불가피하다. Clarksons 데이터에 의하면 지금까지 폐선된 LNG선의 100%가 스팀 터빈 기반이었으며, 2030년까지 누적 폐선량은 123척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연간 10~20척 수준의 추가 발주를 견인하는 요인이다. 결국 신규 프로젝트 기반 수요와 폐선 교체 수요를 합산하면 연평균 90~110척이라는 방대한 발주 물량이 형성된다.
■ 공급자 우위 구조: 한국의 독점적 지위
수요 폭증보다 더 주목해야 할 것은 공급 측면의 구조적 불균형이다. 현재 LNG선 건조 능력을 보유한 국가는 사실상 한국과 중국 두 나라뿐이다. 그러나 중국의 2029년 이후 인도 슬롯은 이미 포화 상태에 가깝다는 점이 핵심 변수다. 리포트는 "중국의 2029년 인도 슬롯 역시 여유가 없기 때문에 국내 조선사들의 공급자 우위를 기반으로 점진적인 선가 상승을 기대해 볼 만하다"고 명시했다.
실제로 2026년 상반기에만 국내 조선사들은 총 36척의 LNG선을 수주하며 2025년 연간 수주 실적을 반기 만에 넘어섰다.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한화오션 등 국내 '빅3' 조선사들의 LNG선 수주 선가는 척당 2억 5,200만~2억 5,500만 달러(약 3,400~3,500억 원) 수준으로 형성돼 있으며, 원화 기준 선가는 2022년부터 꾸준한 우상향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 미국발 발주 랠리, 하반기 점화 기대
하반기부터는 미국 LNG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한 대규모 발주 랠리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현재 FEED 단계에 있는 다수의 LNG 프로젝트에서 계약 성사율이 저조한 상태다. Coastal Bend LNG(22.5 MTPA)의 경우 필요 선박 수만 41척에 달하지만 장기 공급 계약(SPA) 체결률은 0%다. Gulf LNG Phase 1·2, Port Fourchon LNG, Magnolia LNG 등도 SPA 미체결 상태로 대기 중이어서, 계약 체결과 FID가 이뤄지는 시점에 수십~수백 척 단위의 대규모 발주가 한꺼번에 쏟아질 가능성이 높다.
카타르발 대규모 발주도 변수다. 현재 지연되고 있는 카타르 프로젝트와 FEED 단계 글로벌 프로젝트들의 SPA 물량이 확대될 경우 LNG 호황 사이클이 2032년을 넘어 더욱 장기화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 리스크 요인도 직시해야
낙관론 일색의 시장 분위기 속에서도 구조적 리스크는 존재한다. 우선 FID 지연 가능성이다. 글로벌 LNG 프로젝트들은 천연가스 가격 변동성, 각국의 에너지 정책 전환, 금리 환경 변화 등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계획보다 FID가 수년씩 지연되는 사례가 반복돼 왔다. 실제로 일부 미국 프로젝트들은 이미 수년간 FID를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조선사들의 기술력 추격도 간과할 수 없다. 현재 중국은 슬롯 여유는 없지만 기술력 및 설비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으며, 중장기적으로 한국과의 기술 격차가 좁혀질 경우 가격 경쟁 심화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전 세계적인 에너지 전환 가속화 추세는 LNG 수요의 장기 성장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있다는 점에서, 2030년대 중반 이후 수요 감소 리스크를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
■ 한국 조선 3사: 수주 잔고·이익 모두 '청신호'
이 같은 거시 환경을 감안할 때 현대중공업그룹(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국내 빅3 조선사는 향후 수년간 안정적인 수주 잔고와 이익 성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구조다. LNG선은 이들 대형 조선사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선종으로, 호황 사이클이 길어질수록 수익성 개선 효과가 실적에 직접 반영된다.
특히 원화 기준 선가의 지속적 상승은 달러 선가 상승 폭이 제한적인 상황에서도 국내 조선사들의 실적 개선을 뒷받침하는 완충 장치가 되고 있다. 환율 효과와 선가 상승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2026~2028년 조선사들의 영업이익률은 추가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글로벌 에너지 지형의 재편과 탄소중립 전환기 사이에서 LNG는 '교량 연료(Bridge Fuel)'로서의 역할을 당분간 유지할 전망이다. 그 수송 인프라의 핵심을 쥔 한국 조선업계에게 향후 5년은 단순한 호황이 아닌, 산업 패권을 공고히 할 수 있는 결정적 시간이 될 수 있다. 다만 FID 지연과 에너지 전환 가속화라는 두 가지 불확실성을 얼마나 관리하느냐가 그 기회를 온전히 살릴 수 있는 관건이 될 것이다.

HD한국조선해양이 중동 선사로부터 PC선(석유화학제품 운반선) 6척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올해 수주 목표의 68.8%를 달성한 시점은 7월 초로, 연간 목표를 조기에 초과 달성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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